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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하나를 잡기 위해 언덕을 굴러 내려오는 축제

by 두쫀꾸 2026. 1. 30.

 

영상으로 처음 이 축제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같다.
“이건 스포츠야, 사고야?”
“사람들이 왜 저걸 하려고 하지?”

오늘은 위험한데도 멈추지 못하는 치즈 하나를 잡기위해 언덕을 굴러 내려오는 축제인

영국 치즈 롤링 페스티벌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치즈 하나를 잡기 위해 언덕을 굴러 내려오는 축제
치즈 하나를 잡기 위해 언덕을 굴러 내려오는 축제

영국의 한 언덕 위에서 커다란 치즈 하나가 굴러 떨어지면
사람들이 그 뒤를 쫓아 몸을 던지듯 굴러 내려온다.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굴러떨어지고,
누군가는 들것에 실려 나간다.

그런데도 이 축제는 매년 수백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름은 치즈 롤링 페스티벌.

왜 사람들은 단 하나의 치즈를 위해 이렇게까지 위험한 선택을 반복하는 걸까?

1. 이 축제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승부욕보다 오래된 전통

치즈 롤링 페스티벌은 영국 글로스터셔의 쿠퍼스 힐이라는 언덕에서 열린다.

정확한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최소 600년 이상 이어져 왔다는 기록이 있다.

초기의 목적은 지금처럼 경쟁이나 스릴이 아니었다.

이 지역에서는 언덕에서 무언가를 굴리는 행위가 땅의 풍요를 기원하고 한 해의 수확을 점치는 일종의 농경 의식으로 여겨졌다.

치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귀하고 상징적인 음식이었다.
치즈를 언덕 아래까지 무사히 보내는 것은 한 해의 풍요를 의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치즈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 행위는 점점 경쟁으로 변했다.

결국 규칙은 단순해졌다.

“굴러가는 치즈를 가장 먼저 잡는 사람이 승자.”

문제는 그 언덕이 절벽에 가깝게 가파르다는 점이었다.

2. 치즈 롤링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축제’가 된 이유

쿠퍼스 힐의 경사는 최대 45도에 가깝다.
사람이 달릴 수 있는 각도가 아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뛰는 대신 굴러 떨어진다. 의도적으로 넘어지고, 몸을 맡긴 채 중력에 자신을 내준다.

그 결과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 골절
  • 타박상
  • 뇌진탕
  • 인대 파열

실제로 매년 부상자가 발생하고, 축제 현장에는 항상 구급대가 대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안전 규정은 거의 없다.
헬멧 착용도 의무가 아니고, 참가 자격도 엄격하지 않다.

영국 당국은 이 축제를 여러 차례 중단시키려 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번번이 실패했다.

이 축제의 위험성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다시 언덕 위에 선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치즈 롤링 페스티벌의 중독성이다.

3. 왜 사람들은 다칠 걸 알면서도 다시 도전할까?

이 축제의 진짜 핵심은 치즈가 아니다.
그 순간의 감각이다.

언덕 위에 서는 순간, 사람들은 생각을 멈춘다.
아래를 내려다볼 시간도 없이 치즈가 굴러 떨어지고, 몸이 먼저 반응한다.

이때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완전한 몰입이다.

계산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으며 오직 지금 이 순간만 존재하는 상태

치즈 롤링은 현대 사회에서 거의 경험할 수 없는 원초적인 감각을 제공한다.

그래서 많은 참가자들이 말한다.
“다시 하고 싶다”고. 부상을 입고도, 들것에 실려 나가고도 다음 해에 다시 참가한다.

이 축제는
승리의 보상보다 과정의 강렬함에 중독되게 만든다.

치즈를 잡는 건 결과일 뿐이다.

 

4. 치즈 하나가 보여주는 인간의 본능

치즈 롤링 페스티벌은 합리적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위험하고, 무모하고,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이 축제가 수백 년간 살아남은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들은 가끔

  • 안전보다
  • 효율보다
  • 상식보다

살아 있다는 감각을 더 원한다.

쿠퍼스 힐에서 사람들이 굴러 떨어지는 이유는 치즈 때문이 아니다.
잠깐이라도
생각 없이, 계산 없이, 몸으로만 존재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축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칠 걸 알면서도,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치즈 하나를 향해 다시 언덕 위에 서는 사람들이 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