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 토마티나는 왜 시작됐을까?
오늘은 독특한축제 사람들이 토마토 던지며 싸우는 축제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매년 여름, 스페인 한 도시가 온통 빨갛게 물든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고, 거리는 순식간에 토마토 주스로 변한다.
이 믿기 힘든 풍경의 이름은 라 토마티나.
사진만 보면 장난처럼 보이지만, 이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처음부터 계획된 것도, 전통 의식도 아니었고,오히려 “없어져야 할 소동”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사람들은 토마토를 던지며 싸우는 축제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을까?

1. 라 토마티나는 계획된 축제가 아니었다
라 토마티나의 시작은 매우 우연적이다.
1945년,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작은 도시 부뇰에서 마을 퍼레이드가 열리던 날이었다.
당시 축제를 구경하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소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근처에 있던 채소 가판대가 뒤엎어지면서
토마토가 바닥에 쏟아졌다.
누군가 토마토 하나를 집어 들었고,그다음은 예상할 수 있듯이 순식간이었다.
사람들은 토마토를 집어 던지기 시작했고,싸움은 웃음으로, 웃음은 난장판으로 바뀌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이 사건에는 어떠한 의도도, 의미도 없었다.
정치적 메시지도 없었고, 종교적 의식도 아니었다.
그저 순간적인 충동과 해방감이 만든 소동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그날을 아주 또렷하게 기억했다.
“그날 정말 재미있었어.”
이 한마디가 라 토마티나의 시작이었다.
2. 금지되었지만, 사람들은 멈추지 않았다
문제는 이 ‘재미있는 사건’이 다음 해에도 반복되면서 발생했다.
당국의 눈에 라 토마티나는 무질서했고 위험해 보였으며 음식 낭비처럼 보였다.
결국 축제는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금지된다.
경찰이 투입되기도 했고, 토마토 싸움을 주도한 사람들이 체포된 적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라 토마티나의 진짜 성격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금지에도 불구하고 매년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다시 모였다.
심지어 1950년대에는
“토마토의 장례식”이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관 속에 토마토를 넣고 행진하며 축제 금지에 대한 조롱과 저항을 표현한 것이다.
이쯤 되면 라 토마티나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이 축제는 일상의 규칙과 통제에 대한 작은 반항이 되었다.
결국 당국은 현실을 인정한다.
막을수록 더 커지는 이 축제를 차라리 관리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1959년, 라 토마티나는 공식 축제로 승인되었고 이후 규칙과 안전 수칙이 만들어진다.
3. 왜 하필 토마토였을까?
라 토마티나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왜 다른 것도 아닌 토마토였을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당시 토마토는 값이 쌌고 수확량이 많았으며
던져도 크게 다치지 않는 식재료였다.
즉, 상징적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던지기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 점이 라 토마티나를 특별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축제가 전통, 신화, 종교적 의미를 앞세운다면 라 토마티나는 그 반대다.
아무 의미도 없었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누구의 축제도 아닌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의 라 토마티나는 관광객 수 제한, 안전 규칙, 정해진 시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같다.
사람들은 토마토를 던지기 위해 모이지만 실제로 던지는 것은 스트레스, 억눌림, 일상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의미 없는 축제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 라 토마티나는 우리에게 묘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문화는 반드시 거창한 의미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이 축제는 말한다.
때로는 아무 의미 없는 즐거움이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고.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이유를 따지지 않고 토마토를 던지기 위해 스페인으로 향한다.
라 토마티나는 토마토 축제가 아니다.
잠시 미쳐도 괜찮은 하루를 공식적으로 허락받는 날이다.